美 도심학교 교사 인력난…“외국인 선생님 급구”

  • 입력 2005년 11월 2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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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부 주에서 공립 초중등학교의 새내기 교사가 부족하자 외국인 교사들로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특히 필리핀 교사들은 ‘아이들도 가르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미국 교사직에 앞 다퉈 지원한다고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28일자)가 전했다.

▽도심 학교 교사 구인난=미국에서 교사가 부족한 지역은 메릴랜드 주, 캘리포니아 주, 플로리다 주, 뉴욕 주 등이다. 뉴욕 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메릴랜드 주는 해마다 6000명의 교사가 충원돼야 하지만 새내기 교사는 250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들 지역 중 도심 공립학교는 교사 구인난이 한층 심각하다. 도심 공립학교에서는 집이 없거나 부모가 마약중독자인 학생이 적지 않고 성적도 끌어올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 희생적인 교사가 아니라면 이런 학교에 지원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들 지역의 교육 당국이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눈길을 돌리는 국가는 오스트리아, 캐나다, 스페인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필리핀이 부각되고 있다. 필리핀 출신 교사들은 학력 수준이 높은 데다 수업 경험이 많고 영어도 유창하기 때문이다. 수학과 과학,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사들이 주로 채용된다.

▽필리핀 중개업체 호황=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시 교육청에서 교사 충원을 담당하는 조지 듀크 씨는 2004년 가을 필리핀으로 출장을 갔다. 뉴욕 시가 3년 전부터 필리핀 출신 교사들을 채용해 큰 성공을 거뒀다는 소식에 자극을 받은 것. 현재 뉴욕 시에는 530명의 필리핀 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듀크 씨를 맞은 기관은 ‘아베니다 국제 상담소’였다. 상담소들은 미 교육 당국 인사들과 면담을 주선해 주고 비자를 비롯한 이민서류 작업을 도와준다. 필리핀 교사들은 최대 1만 달러(약 1040만 원)를 수수료로 낸다.

필리핀 교사들은 자국에서는 한 해 9000∼1만2000달러(약 930만∼1250만 원)를 벌지만 미국에 가면 수입이 평균 4만5000달러(약 4700만 원)로 껑충 뛰기 때문에 수수료는 투자비로 여긴다. 결국 듀크 씨는 109명의 필리핀 교사를 채용했다.

그러나 미국에 온 필리핀 교사들은 ‘말 많고, 저돌적인’ 미국 학생에게 잘 적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을 단번에 뛰어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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