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정상들 감동할때까지…부산 호텔들 손님맞이 분주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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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으로 도금한 수도꼭지, 객실만 한 욕실….’

지금 부산의 호텔들은 12일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공식 개막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특히 21개국 정상이 묵게 되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웨스틴조선호텔 등 6개 특급호텔 직원들은 막바지 시설 및 테러 대비 보안 점검으로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 몇 달 전부터 객실 새 단장

호텔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바닥을 대리석으로 깔고, 욕실을 일반 객실만 한 11평짜리 호화 욕실로 개조하는 등 ‘정상급’ 숙소에 걸맞은 준비를 해 왔다.

7개국 정상이 묵는 파라다이스호텔 스위트룸은 해운대의 자연경관과 어울리도록 편안한 느낌의 베이지색으로 꾸몄다.

바닥은 이탈리아에서 공수한 우유 빛깔 대리석을 깔았고, 침실 벽지는 비단 느낌이 나도록 다시 발랐다. 화장실 수도꼭지는 모두 금으로 도금했다.

부산웨스틴조선호텔은 일반 객실 10개에 해당하는 91.6평 크기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을 새로 꾸몄다. 모든 벽면이 대형 유리로 돼 있어 해운대 바다, 광안대교, 동백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욕실에서도 탁 트인 해운대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호텔 로비도 새롭게 단장했다. 1억3000만 원짜리 수공예 크리스털 샹들리에, 8000만 원짜리 크리스털 피아노가 눈에 띈다.

○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 시켜라

호텔들은 정상들의 식사 메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상들이 어떤 메뉴를 주문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침은 물론 디저트, 밤참거리 등 각국 정상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상황별로 ‘시나리오’를 구성해 식재료를 준비해 뒀다. 먹을거리에 대한 정상들의 요구는 무척 까다롭다고 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으니 저칼로리 식품 위주로 준비해 달라’, ‘신선한 해산물이 좋더라’ 등 사전에 주문을 해 둔 정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첫째도 보안, 둘째도 보안

호텔과 APEC 준비단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역시 보안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인 만큼 대규모 시위와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소와 음식, 회의 중 식사를 제공하는 호텔 등 모든 사항이 비밀에 부쳐져 있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묵을 것으로 알려진 호텔은 보안 유지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현재 전 객실의 80%가 찼으며 대부분이 (미국) 수행원들”이라며 “연회장과 회의실 등이 보안 및 경호를 위한 ‘컨트롤룸’으로 쓰이는 등 벌써부터 긴장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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