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부시여사, 마이어스 지지 밝혀

  • 입력 2005년 10월 13일 03시 03분


코멘트
미국의 신임 연방대법원 판사 내정자를 겨냥한 ‘무리한 측근 인사’ ‘부적격 인사’ 논란이 여성 차별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 논쟁에 불을 붙인 사람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여사. 그는 11일 NBC 아침 방송에 남편과 함께 출연해 “해리엇 마이어스(60) 내정자가 여성이어서 비난을 더 받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로라 여사는 “그는 가장 적합한 대법원 판사 후보자이자 미국 젊은 여성들의 역할 모델”이라며 “상원 법사위 인준청문회가 열리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라고 마이어스 내정자를 치켜세웠다.

그는 이날 자신이 남편에게 공석인 대법원 판사 자리에 여성을 지명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소문에 대해 “그렇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나 성 차별 발언이 전해지자 내정 자체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보수주의자들은 또다시 반발했다.

‘지명 철회’를 요구했던 신보수주의 진영 이론가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스탠더드 편집인은 “웃기는 소리”라며 로라 여사의 말을 일축했다.

그는 “외부 비판에 대해 마이어스 내정자의 능력을 더 홍보해야지, 리버럴 인사들이 즐겨 쓰는 ‘여성 차별’을 들먹여서야 되겠느냐”고 백악관의 대응 방식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성 차별 주장은 일리가 있다며 로사 여사를 거들고 나섰다. ‘페미니스트 다수’ 재단의 엘라노 스밀 대표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마이어스 내정자의 지적 능력이 충분치 못하다고? 맙소사. 남자 공직자를 두고 한 번이라도 이런 말이 나온 적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다른 여권운동가도 “나도 마이어스 내정자와 비슷한 시기에 법대를 졸업했지만 그 당시에는 여성이 연방대법원 또는 연방항소법원에서 법률서기 일을 맡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