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총선 과반 없어 연정 구성 회오리

  • 입력 2005년 9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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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실시된 독일 총선 결과 보수 야당인 기독민주연합(기민련)-기독사회연합(기사련) 연합이 총의석 613석 중 225석(35.2%)을 얻어 222석(34.2%)을 획득한 집권 사회민주당(사민당)을 누르고 제1당에 올랐으나 정권 교체에는 실패했다.

기민련-기사련 연합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돼 온 자유민주당(자민당)이 61석(9.8%)을 차지하면서 선전했으나 이를 더해도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사민당 역시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의 51석(8.1%)을 합쳐도 과반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레스덴의 경우 한 후보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투표가 연기됐지만 전체 선거 판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어느 쪽도 단독으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차기 정부는 각 정파 간의 짝짓기 결과에 따라 구성될 전망이다.

특히 기민련-기사련 연합과 사민당이 연합하는 이른바 ‘대(大)연정’이 등장할지가 주목된다.

그러나 기민련의 앙겔라 메르켈 당수와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모두 자신이 총리가 되는 것을 전제로 연정을 추진하고 있어 ‘대연정’의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이 밖에도 진보와 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정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지만 각 정당 간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게 쉽지 않아 연정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길게는 몇 주 정도 더 걸릴 전망이다.

한편 독일 총선 결과 뚜렷한 승자가 나오지 못함에 따라 정국 불안이 심화되고 경제개혁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로화가 7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날 유럽 외환시장의 유로화 가치는 7월 29일 이후 최저치인 유로당 1.2101달러를 기록했다.

독일 경제계도 총선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위르겐 투만 독일산업연맹 회장은 선거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독일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경제계는 이번 총선에서 친(親)기업 정책을 표방한 기민련-기사련 연합이 승리하기를 원했다.

베를린=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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