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부 대혼돈]여섯동생을 홀로 챙긴 ‘6세 영웅’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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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짜리 꼬마가 고사리 손으로 자신보다 어린 꼬마 6명을 지켰다.’

미국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물에 잠긴 지 4일째인 1일 구조대원들은 뉴올리언스의 거리를 헤매는 ‘흑인 어린이 이재민들’을 발견했다. 아기를 안은 6세 어린이가 자신보다 어린 5명을 이끌고 있었다. 아이들 주변에 어른은 보이지 않았다.

구조대원들은 ‘부모가 죽었거나 아니면 아이들을 버렸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는 ‘6세 인솔대장’의 피난 행렬은 상상하기 힘들었기 때문.

다음날 구조대원들은 아이들을 배턴루지의 대피소로 옮겼다. 장난감도 많고 먹을 것도 충분하자 ‘인솔대장’은 비로소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디몬트 러브(사진)예요. 5개월 된 아이는 내 동생 대리넬이고요. 나머지는 사촌들하고 옆집 아이들이에요.”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의 얼굴사진과 인적사항을 전국 미아·착취아동센터 웹사이트에 올렸다. 아이들이 발견된 지 3일 만인 4일 디몬트 군의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구조 헬리콥터에 빈자리가 없어 아이들을 먼저 태운 것이 생이별의 원인이었다.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날 디몬트 군은 자원봉사자의 목을 꼭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 의젓한 ‘인솔대장’에서 코흘리개 꼬마로 다시 돌아간 듯했다. LA타임스는 5일 현재 220명의 ‘카트리나 미아’가 신고됐다고 전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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