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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8월 31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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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확산을 외교원칙으로 천명한 정부답게 ‘무늬만 민주선거’로 치러지는 이집트 대선에 대해 “이건 아니다”라는 뜻을 분명히 밝히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24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77) 대통령은 올해 불기 시작한 중동의 민주화바람에 밀려 이번 선거를 받아들였다. 무바라크는 선거운동을 딱 19일간만 허용했고, 부시 대통령이 요구한 ‘서방국가의 선거참관’도 거절했다. 이런 사정이 공개되면서 미 언론이 백악관을 압박하고 있고, 부시 행정부의 이념적 기반을 제공해 온 신보수주의(네오콘) 그룹도 가세했다.
29일 워싱턴 국무부 브리핑에서도 비슷한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기자들은 “이집트에서 현직 대통령이 TV를 독차지했고, 공정한 투개표도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공정한 평가를 요구했다. 사실상 “이집트 선거에 문제가 있다”는 답을 내놓으란 질문이었다.
숀 매코맥 대변인은 “결과를 두고 보자”며 즉답을 회피했다.
대표적 네오콘 이론가인 로버트 케이건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은 29일 워싱턴포스트에 ‘(판단 기능이) 마비된 미국’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라크에 연간 1조 원을 원조하는 만큼 무바라크를 압박해 공정한 선거를 약속받아야 한다”며 “과연 부시 행정부가 중동 민주화에 헌신할 의지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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