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통령’ 그린스펀을 분석하라

  • 입력 2005년 8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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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이오밍 주의 조용한 휴양지 잭슨홀은 매년 8월 말이 되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거물들이 모여든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매년 주최해 온 ‘잭슨홀 심포지엄’이 열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대통령’인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포함해 세계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총재, 유명 경제학자, 경제인 등 유력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경제 현안과 관련된 논문들이 발표되며 치열한 토론이 이어진다.》

올해로 29번째를 맞는 이번 심포지엄(25∼27일)이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그린스펀 의장이 마지막으로 참석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 주제는 아예 ‘그린스펀의 시대, 미래를 위한 교훈’으로 돼 있어 과연 토론과정에서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당초 심포지엄 주제가 ‘본인’으로 정해진 데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표시했지만 주최 측으로부터 ‘이론적인 접근’ 위주로 심포지엄이 진행된다는 확약을 받고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전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심포지엄은 그린스펀의 고별 심포지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참석자 명단에 끼기 위해 어느 때보다도 로비가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2000명이 넘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다보스포럼과는 달리 잭슨홀 심포지엄 참석자는 100명 미만이다. 당연직 참석자들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인사들과 금융담당 기자 12명 정도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참석인원은 60명에 불과해 경쟁률이 매우 치열하다.

올해 심포지엄에는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총재와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 총재가 참석한다. 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나란히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이사와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도 참석한다.

이 밖에 그린스펀 의장 후임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이번 회의에 대거 참석한다. 벤 버난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가 후보군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26일 ‘중앙은행에 대한 회고’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뒤 27일 폐회 때도 마무리 발언을 할 예정이다.

그린스펀 의장 기조연설 후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가 ‘그린스펀 스탠더드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라인더 교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재직 시절 그린스펀 의장과 갈등한 적이 있어 어떤 내용의 논문이 발표될지 벌써부터 관심사다.

블라인더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그린스펀 이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어떻게 운영될지에 대한 매뉴얼이 없었는데 이번 행사는 그 같은 매뉴얼 작성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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