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강-온전략 두얼굴…핵시설 봉인 뜯고 대화는 계속

  • 입력 2005년 8월 11일 03시 09분


이란은 10일 이스파한 공장의 장비에 붙어있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봉인을 뜯고 핵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IAEA는 이날 이틀째 긴급이사회를 열려던 계획을 일단 취소하고 회원국 간 비공식 접촉을 통해 이란 제재방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갈등양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대화국면으로 되돌리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신임 이란 대통령은 9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새 내각 구성 후 발표할 새로운 제안을 갖고 있다”며 “대화를 지속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이란 ISNA통신이 전했다.

이에 필리프 두스트블라지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리는 아직도 (이란에) 손을 내밀고 있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도 “지금 상황이 항구적 파열이 아닌, 그저 딸꾹질 정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과 유럽연합(EU)의 행보를 봐도 극한 대결로 가지 않으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이란은 이날 봉인을 뜯으면서도 IAEA 감시카메라가 설치될 때까지 기다렸다. 이스파한 공장은 정제우라늄(옐로케이크)을 6불화우라늄(UF6)으로 변환하는 우라늄 농축의 전 단계 시설.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은 여전히 가동 중단 상태다.

EU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수없이 경고했던 EU지만, 정작 IAEA 이사회에 제출한 결의안 초안에는 ‘안보리 회부’가 언급돼 있지 않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란의 대화 제스처에 대해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매우 깊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 “유엔이 잠재적 결말의 하나일 것은 틀림없다”며 유엔을 통한 제재도 경고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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