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요 “휴~” 比가톨릭 주교단, 사임요구 않기로

  • 입력 2005년 7월 1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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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부정 의혹 때문에 거센 사임 압력을 받아 온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필리핀 민주화를 이끌어 온 ‘가톨릭 주교단’이 10일 성명을 내고 “최근의 정치 위기가 나라를 두 동강 내고 있다. 우리는 아로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기 때문.

AP통신은 “아로요 대통령은 최근 각료 10명이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며 사임하고 강력한 지지자였던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마저 ‘퇴진 촉구’로 돌아서면서 고립무원의 처지에 몰렸다”며 “주교단의 성명은 그에게 사태 수습의 시간을 벌어 줬다”고 전했다.

정치평론가 베니토 림 씨도 “주교단이 간접적으로 아로요 대통령을 지지한 것”이라며 “권투로 치면 이번 라운드는 그의 승리이다. 그러나 아직 경기의 승패가 가려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교단은 성명에서 “아로요 대통령은 성심을 다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사퇴 요구의) 목소리를 쉽게 무시해 버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제단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활동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로요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해 온 야당은 “주교단의 성명이 우리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며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진 사퇴 촉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로요 대통령은 25일 의회 개회식을 앞두고 국면 전환을 위해 개헌을 포함한 정치개혁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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