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특집…美 ‘기독교의 힘’

  • 입력 2005년 6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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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남부침례교 연차총회에는 만사를 제쳐놓고 참석한다. 매주 목요일 미국 의회에서 열리는 조찬기도모임은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미국에서 기독교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23일 발간)에서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힘’을 분석하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기독교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미국 개신교의 ‘지형도’가 바뀌었기 때문. 사회적 이슈에 대해 대체로 리버럴한(진보적인) 입장을 취했던 교파는 교세가 축소됐다. 반면 보수적인 성향의 복음주의 기독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전체 인구의 26%에 이른다. 이들은 2004년 대선에서도 부시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거듭난(Born-again)’이라고 표현하는 독실한 기독교인 중에 부유한 고학력 엘리트들이 많이 포진한 것도 기독교의 영향력이 커진 중요한 이유. 미국의 명문 아이비리그에 복음주의 기독교 지부가 급증했고 기독교 계통 대학만도 500개가 넘는다.

기존 리버럴에 대한 반감도 또 다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사회는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학교에서 기도하는 것이 금지됐고 음란물까지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헌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올 정도로 리버럴해졌다.

유럽국가에 비해 훨씬 종교적인 미국에서 ‘평균 미국인’이 공유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사회 변화가 잇따르자 복음주의 기독교가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는 것.

여기에 수많은 기독교 조직이 텔레비전과 인터넷 등을 통해 보수적인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간 것도 미국 사회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진 계기가 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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