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 50돌…놀이동산서 드림랜드로

  • 입력 2005년 5월 4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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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남동쪽으로 43km 떨어진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이곳에서는 5일부터 1년 반 동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집’ 행사가 열린다. 숨은 미키마우스 찾기, 음료 할인 등 50여 가지의 행사가 찾는 어린이를 즐겁게 해 준다. 1955년 7월 17일의 디즈니랜드 건설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디즈니랜드는 이제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아시아와 유럽에도 세워졌다. 미국 문화에 적대감이 크다는 프랑스에도 ‘디즈니 문화’가 스며들었다.》

▽꿈이 현실로=‘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 등의 캐릭터를 만들어 낸 만화가 월트 디즈니 가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나라를 세우겠다”고 말했을 때 세상은 그를 비웃었다. 동화를 현실로 옮기기에는 기술과 비용 모두 만만치 않았기 때문.

하지만 디즈니는 서울시 면적의 1.2배에 이르는 730.5km²의 황무지에 1700만 달러를 들여 디즈니랜드를 세우면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첫날 방문객은 2만8154명.

1983년 일본 도쿄에, 1992년 프랑스 파리에 각각 문을 열었다. 올해 9월에는 홍콩에 11번째 디즈니랜드가 개장된다.

현재 전 세계 10개의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인원은 하루 평균 30만 명 선. 이들의 하루 소비량은 물 568만 L, 햄버거 2만7000개, 핫도그가 2만 개에 이른다.

▽50년 역사의 비결=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빼놓지 않고 ‘마법의 성’ 앞 회전목마에서 사진을 찍곤 한다. 하지만 앵글 안에 들어오는 회전목마가 성의 중심부에서 약 5cm 벗어나 사진을 찍으면 늘 구도가 불안정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디즈니랜드 측은 관람객들의 큰 불평이 없었음에도 회전목마를 다시 지었다. 고객 중심의 디즈니랜드 철학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

전 세계 디즈니랜드는 애너하임 디즈니랜드를 본떴지만 세부적인 설계와 운영은 현지 문화를 반영했다.

올해 9월 12일 문을 여는 홍콩 디즈니랜드는 공원 내 건물이 하나씩 지어질 때마다 고사를 지냈다. 좋은 기(氣)의 흐름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기차역에서 정문으로 가는 보도도 곡선으로 만들었다. 연회장 면적을 888m²에 맞춰 중국인들의 행운의 숫자 ‘8’을 강조하기도 했다.

2년 이내에 새로운 시설을 개발하는 것도 디즈니랜드의 장수 비결. 다시 오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도쿄 디즈니랜드의 경우 재방문율은 90%를 넘는다.

▽새로운 변신=하지만 2001년 9·11테러는 디즈니랜드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비행기 승객이 줄고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테마파크의 매출액과 순익도 곤두박질쳤다. 미국 올랜도의 매직 킹덤의 경우 1997년 연간 1700만 명에 이르던 입장객이 2002년에는 1400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추세에 따라 주요 고객인 어린이 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어린이들이 다양한 놀이문화를 접하다보니 예전과 같은 열광을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았다.

변화된 환경에 맞춰 디즈니랜드는 최근 놀이기구를 설치하기보다 라이언 킹, 미녀와 야수 등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을 기획해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더 이상 미국 내에 디즈니랜드를 짓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수익 구조도 개선시키고 있다.

또 인구 구성비가 달라짐에 따라 스파나 골프 등 성인을 타깃으로 하는 위락시설을 늘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도 적극 구사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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