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가키市의회 ‘센카쿠열도의 날’ 추진

  • 입력 2005년 3월 25일 18시 06분


코멘트
《일본 시마네(島根) 현 의회가 ‘독도의 날’ 조례를 통과시킨 데 이어 이번엔 오키나와(沖승) 현의 지방의회가 ‘센카쿠(尖閣) 열도의 날’ 제정을 추진해 중국 정부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과는 독도 문제, 러시아와는 북방 영토 반환 문제로 마찰을 빚는 일본이 중국을 상대로 또 한번 영토 도발을 감행한 형국이다.》

▽인접국 자극하는 일본의 좌충우돌=25일 오키나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센카쿠 열도와 가까운 이시가키(石垣) 섬의 이시가키 시 의회는 1월 14일을 ‘센카쿠 열도의 날’로 지정하는 조례안을 심의 중이다. 이날은 1895년 센카쿠 관할권이 일본에 넘어온 날이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의 행정구역상 이시가키 시에 편입돼 있다.

조례안을 제출한 의원은 “센카쿠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외국의 불법적인 점거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례안은 22일 제출됐으며 6월 정례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시마네 현이 ‘독도의 날’ 조례를 제정해 일본 전역의 주목을 끈 것이 이시가키 시 의회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광역의회인 오키나와 현 의회도 이와 별도로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인근 해역의 자원개발 추진을 중앙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29일 본회의에서 채택할 계획이다.

또 오하마 나가테루(大浜長照) 이시가키 시장은 관할 자치단체장 자격으로 센카쿠 열도에 직접 상륙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 측을 자극했다. 오하마 시장은 “섬에 직접 상륙하는 게 목표지만 안 된다면 상공에서라도 둘러보겠다”고 말했다.

▽중국 발끈 ‘조례 제정 중단하라’=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이시가키 시의 움직임과 관련해 “일본이 댜오위 섬에 대해 일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것”이라며 “이는 순 불법이고 무효이며 중국은 이를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주중 일본대사관을 통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조례 제정을 즉각 중단시키라고 요구했다.

양국이 이 섬에 집착하는 것은 배타적 경제수역(EEZ)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자원 확보 측면에서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엔의 한 보고서는 이 일대의 석유와 가스 매장량을 흑해 유전과 비슷한 72억t으로 추정한 바 있다.

중국이 지난해 동중국해 해상에서 천연가스 유전 탐사에 나서자 일본이 자위대 전진배치 계획을 세우는 등 양국은 센카쿠 열도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왔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센카쿠 분쟁 일지▼

-1895년 청일전쟁 뒤 일본에 귀속

-1951년 미일 강화조약으로 미국에 이양

-1972년 오키나와 반환협정 때 다시 일본에 반환

-1990년 일본, 대만인 국기게양 시도 무력저지

-1992년 중국, 자국 영토에 편입시키는 영해법 발표

-1997년 중일, 영유권 보류 새 어업협정 합의

-2004년 중국, 동중국해 유전 개발 착수

-2005년 일본 지방의회, 조례 제정 추진

:센카쿠 열도:

대만에서 북쪽으로 185km, 오키나와에서 서쪽으로 420km 떨어진 동중국해의 무인도. 5개의 섬과 3개의 암초로 구성돼 있으며 총면적 6.3km²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