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봄바람… 돈지갑이 열린다

  • 입력 2005년 3월 2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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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반짝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주춤하던 일본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력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일 각각 1면 머리기사로 “10년 이상의 장기 불황과 20년간 지속된 엔화 강세에 시달려 온 일본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두 신문은 경제 회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내수시장 활성화와 함께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들었다.

▽일본 경제는 회복 중=환율 하락 속에서도 최근 일본 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우선 올해 1월의 광공업 생산지수(2000년 100 기준)가 102.1로 2개월 연속 상승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디지털 경기의 활황에 힘입어 전자부품 및 장치 생산이 늘어난 데다 자동차 등 수출 호조로 수송용 기계의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

개인들도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일본백화점협회가 전국의 285개 백화점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중 매출은 6956억 엔(약 6조95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9%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11개월 만의 일이다.

기업들이 꾸준히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고용 상황도 호전되고 있다. 일 총무청에 따르면 완전실업률은 지난해 12월 4.5%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1월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1월 중 실업자 수는 296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만 명 줄어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기업 수익을 압박해 고용과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경기 회복의 견인차는 기업?=경제 전문지 포천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상위 20개 기업에 일본의 도요타자동차(5위), 소니(15위), 혼다자동차(19위)를 포함시키면서 “이들 업체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위기관리 경영으로 경쟁력을 높여 왔다”고 밝혔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도 1일자에서 “약달러로 고민하는 기업은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을 보라”고 보도했다.

저가와 고품질을 무기로 한 한국 철강업체 포스코와의 경쟁에서는 독성물질을 내뿜지 않는 철판 생산 등 품질 향상으로 맞섰다.

그 덕분에 최근 6개월 동안 엔화 환율은 꾸준히 떨어졌지만 신일본제철의 2004회계연도(2004년 4월 1일∼2005년 3월 31일)의 수익은 전년의 4배로 늘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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