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불사신?…베트남 14번째 환자 감염된후 자연 치유

  • 입력 2005년 2월 10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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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14번째 조류독감 환자가 극적으로 살아나 세계 보건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수도 하노이에서 시멘트 거래업을 하는 응우옌딴훙 씨(42·사진). 훙 씨에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조류독감에 걸린 베트남 환자 13명은 모두 숨졌다.

훙 씨는 지난해 12월 24일 고향집에 갔다가 형(46)이 잡은 오리의 피로 만든 선지 같은 푸딩을 먹은 뒤 조류독감에 감염됐다. 형은 지난해 12월 27일 조류독감이 발병해 올 1월 9일 숨졌다. 훙 씨는 형이 숨진 날 열과 함께 심한 오한이 나 병원으로 직행했다.

훙 씨는 체온이 며칠째 41.5도까지 치솟아 조류독감 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고열은 1월 18일이 돼서야 떨어졌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훙 씨가 푸딩을 먹고 조류독감에 걸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외국 전문가들은 푸딩을 먹은 지 보름이 넘어서야 발병했던 점을 들어 형으로부터 감염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일주일 정도이며 훙 씨는 입원한 형을 매일 찾아가 간병했기 때문.

이 해석이 맞는다면 지난해 9월 태국에서 일어난 어머니와 딸의 감염에 이은 두 번째 사람끼리의 감염이다.

조류독감 환자 중 훙 씨만 살아난 것은 아직 미스터리다. 베트남 의료진은 그가 강한 체력의 소유자라는 점에 주목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약했을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훙 씨 본인은 오래전부터 해온 호흡법을 생존 비결로 제시했다. 그는 1월 18일 열이 떨어지자 곧바로 호흡법을 시작했고, 하루 6차례, 한 번에 10분씩 병실 안을 뛰어다녔다. 훙 씨는 1월 28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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