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라스베이거스 ‘전자쇼’ 통해 본 미래

  • 입력 2005년 1월 7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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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있는 모든 전자제품이 서로 연결돼 리모컨이 하나로 통합되는 날이 옵니다. 그 속에서 TV와 개인용컴퓨터(PC)를 중심으로 가정이 하나의 미디어센터가 되는 것입니다.”(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현재의 데스크톱과 엔터테인먼트 PC의 기능은 모두 노트북컴퓨터로 통합될 것입니다.” (크레이그 배럿 인텔 회장)

정보기술(IT) 및 전자산업 분야의 두 ‘거물’이 내다보는 미래의 세상이다.

이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2005 국제가전전시회(CES)’ 기조연설을 통해 가전제품의 디지털화(化)와 무선네트워크의 확산을 중요한 흐름으로 지적했다.


또 올해 전시회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대형 디지털TV와 3세대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방식 휴대전화 등으로 관람객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전자제품이 모두 통합된다=게이츠 회장은 자사(自社)의 ‘미디어센터’를 소개하며 “TV로 보고 싶은 영화를 검색한 뒤 이를 DVD레코더에 저장하고 PC로 옮겨서 아무 때나 편한 곳에서 보는 시대가 온다”고 설명했다.

각국 기업이 ‘가전 쇼’에 내놓은 제품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컨버전스(디지털 기기의 융합) 제품이 주류를 이뤘다. 이 현상은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등 디지털TV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인텔은 PC가 동시에 많은 작업을 더욱 빠르게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멀티 코어 프로세서’를 올해 내놓을 계획이다. 배럿 회장은 “노트북컴퓨터가 더 얇고 가벼워지는 대신 배터리 수명은 길어지고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등의 기능을 갖춰 소비자의 액세서리 개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급격히 높아진 한국 전자업체 위상=6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CES 개막과 함께 사람이 가장 몰린 곳은 삼성전자의 102인치 PDP TV 코너였다. TV의 크기가 100인치를 넘어도 선명한 화면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관람객들은 감탄했다. 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가운데 가장 넓은 1000평의 공간을 차지하며 대형 LCD, PDP TV와 첨단 휴대전화 등을 전시해 미국 내 디지털미디어 시장의 강자(强者)임을 입증했다.

약 5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LG전자 전시관도 삼성전자 못지않은 인파가 몰려 한국 전자업체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실감하게 했다. 또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과 구본준(具本俊) LG필립스LCD 부회장, 김쌍수(金雙秀) LG전자 부회장 등 LG그룹의 전자부문 수뇌부가 출동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반면 과거 20년 동안 전자산업을 주도해 온 소니, 마쓰시타전기산업 등 일본 기업의 전시관은 규모도 작고 관람객도 많지 않아 일본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추락’했음을 보여주었다.

라스베이거스=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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