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김윤진 “한국서 통하면 미국서도 통해”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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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TV 미니시리즈 ‘로스트’에 출연한 김윤진. ‘로스트’는 25일 부터 매주 토요일 KBS2 TV에서 방영되고 있다. 연합
ABC TV 미니시리즈 ‘로스트’에 출연한 김윤진. ‘로스트’는 25일 부터 매주 토요일 KBS2 TV에서 방영되고 있다. 연합
“자국 내에서 인정을 받아야 미국인들이 알아주는 것 같아요.”

영화 ‘쉬리’와 ‘밀애’에서 주연을 맡았던 영화배우 김윤진(31)은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ABC TV시리즈 ‘로스트’와 내년 6월경 촬영에 들어가는 할리우드 영화 ‘조지아 히트’의 주역에 캐스팅된 것에 대해 한국에서의 활동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여배우가 할리우드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윤진은 30일 오후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KBS2 TV에서 방영 중인 시리즈 외화 ‘로스트’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활동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로스트’ 캐스팅 과정은….

“2003년 여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간 후 에이전시와 계약을 하고 같은 해 10월경 ABC방송으로부터 전속계약을 제의받았다. 미국에 널리 알려진 얼굴이 아닌데도 파격적인 제의가 들어와 놀랐다. ‘로스트’의 제작자인 J J 아브람스가 한국 상황에 관심이 있어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원래 드라마에 없던 선(Sun)이라는 캐릭터가 새로 탄생하게 됐다.”

―‘로스트’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설명해 달라.

“무인도 비행기 불시착 사건에서 48명이 살아남는다. 그중 14명이 극을 이끌어 가는 주연인데 그 중 한 명이다. 영어를 할 줄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척하는 비밀스러운 과거를 가진 한국인 여인이다.”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동양인의 얼굴이 아닌 서구형 얼굴을 가졌음에도 어필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쉬리’가 미국에서 개봉되는 등 한국에서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조지아 히트’의 감독 모라 스티븐스가 내가 출연한 한국영화 ‘밀애’를 보고 캐스팅을 제의해 왔다.”

―동양인의 진출이 적은 할리우드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점이 작용했겠지만 아직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국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일단 열심히 ‘로스트’를 촬영하고 차근차근 생각해보겠다. 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

―미국 진출에 애로사항은 없었나.

“‘밀애’ 촬영 후 2003년 미국으로 처음 갔을 때는 한국과 미국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것이 아닌가 해서 불안했다. 마음고생이 많았다. 하지만 ‘로스트’ 이후 얼굴을 알리게 돼 기쁘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 영화 ‘12월의 일기’에 캐스팅 돼 내년 1월 촬영에 들어간다. 에릭과 함께 출연한다. 미국 하와이에서 이뤄지는 ‘로스트’ 두 번째 시즌 촬영과 병행할 예정이다. 내년 6월 촬영 시작 예정인 ‘조지아 히트’와 ‘로스트’의 스케줄이 겹쳐 조정을 해야 한다.

김윤진은 “할리우드가 충무로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제작비를 많이 들인다고 좋은 영화가 나온다고 생각지도 않지만 할리우드가 가진 시장능력의 도움을 받고 싶다”며 “나를 계기로 많은 한국 배우들이 미국으로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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