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잠수함,美해군 앞마당까지 갔다

  • 입력 2004년 12월 7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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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자력잠수함이 지난달 일본 영해를 침범하기 직전 미국 해군의 주요 거점인 괌 주변도 잠행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군이 대만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출동을 견제하기 위해 이 항로에서 군사훈련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상한 항해’는 10월 중순 시작됐다. 문제의 잠수함은 중국 칭다오(靑島) 인근 기지를 출항해 하순경 일본 오키나와(沖繩) 남쪽을 통과한 뒤 서태평양으로 빠져나갔다.

이어 미군 기지가 있는 괌에서 150km 떨어진 해역까지 접근해 섬을 한 바퀴 돈 뒤 방향을 서북쪽으로 되돌려 11월 10일 오키나와 현 미야코지마(宮古島) 부근에서 일본 영해를 침범했다.

미군과 자위대는 출항 초기부터 잠수함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이어 P-3C 초계기와 정찰위성 등을 이용해 거의 한 달간 잠수함의 항로를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괌까지 진출한 중국 잠수함이 대만 침공에 대비해 부근 해역을 정찰하고 미군에 대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번 항해는 잠수함이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바다 속 지형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의도에서 이뤄졌다는 것.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 원자력잠수함의 행동은 도발적”이라며 “중국 해군의 작전준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여러 척의 원자력잠수함을 포함해 7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형 핵잠수함 20척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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