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영사관 피습]5월 호바르인질극과 유사… 알카에다 소행인듯

  • 입력 2004년 12월 6일 2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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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 주재 미국영사관을 공격한 무장괴한들은 누구일까.

AP통신은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고 나선 단체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당국도 “그동안 사우디 내 외국인 시설물을 집중 공격해 왔던 알 카에다 연계조직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사우디가 알 카에다 관련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은 이번 영사관 공격방식이 올해 5월 발생한 호바르 테러와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다.

당시 알 카에다와 연계된 무장괴한 4명은 호바르의 외국인 주거단지에 있는 건물에 차례로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들은 사우디 군경에 쫓기자 오아시스호텔로 도주해 인질 34명을 붙잡고 25시간 동안 대치했다.

외신들은 호바르 공격과 지다 습격은 △기동성이 높은 소수의 무장괴한들이 주도했고 △상대적으로 경계가 느슨한 시기(호바르는 토요일, 지다는 월요일)를 택했으며 △인질극을 시도해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 점이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알 카에다와는 별개의 사우디 내 독자적인 테러조직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9·11테러를 일으킨 테러범 중에는 사우디 출신이 가장 많을 정도로 사우디에는 이슬람 원리주의자가 많다.

이번 사건도 이라크 선거를 앞두고 미국에 경고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사우디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 이슬람 테러조직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번 테러가 진압되기도 전에 “무신론자들의 요새를 파괴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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