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노 대통령은 특별한 동지"

  • 입력 2004년 11월 17일 14시 17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특별한 동지의식을 갖고 환영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6일 저녁(현지시간) 브라질리아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노 대통령을 이렇게 소개했다. 룰라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나는 같은 투쟁의 과거를 갖고 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로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변호했고, 나는 노조지도자로 활동했다"고 두 사람의 비슷한 전력을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두 사람은 시가를 나눠 피우며 과거 노동운동을 하던 얘기를 한동안 나눴고, 회담 시간은 당초 예정시간을 50분이나 넘겨 2시간20분 동안 이어졌다.

노 대통령이 먼저 "중학교 2학년 때(1959년) 학생잡지에서 브라질리아에 대한 기사를 보고 인상적이었다. 직접 와서 보니 정말 아름답다"고 말을 꺼냈고, 룰라 대통령은 "1959년이면 나는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던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두 나라는 정치적 경험이 비슷하고, 룰라 대통령과 나의 정치과정도 비슷한 것 같다. 룰라 대통령이 1년 먼저 태어났고, 정치행보도 조금 앞선 것 같다"며 금속노조 위원장을 하다가 어떻게 정치에 입문했는지를 물었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수십년동안 독재정치를 경험한 것이나, 비슷한 시기에 민주주의를 되찾은 점에서 두 나라는 공통의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노동자당을 처음 만들어 유세를 할 때에는 정치 연설이 아니라, 노조 대표의 연설 같았다"고 화답했다.

이 때문에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각기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서는 냉정했다.

룰라 대통령이 유엔의 개혁을 주장하며 "브라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데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나, 노 대통령은 "브라질이 추구하는 국제질서와 도덕적 이상에는 애정을 갖고 있지만 국가 간에 복잡한 계산과 전략이 필요한 문제"라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룰라 대통령이 "지금 답해달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물러서자, 이번에는 도리어 노 대통령이 "2007,8년에 한국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출마하려고 하는데 도와달라"고 역(逆) 제안했다. 룰라 대통령 역시 분명한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거렸다.

노 대통령은 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브라질을 방문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공언한 것을 염두에 둔 듯 "투자 유치를 할 때는 금액의 규모보다 투자하는 기업의 문화를 봐야 한다. 큰 자본을 갖고 와서 군림하듯이 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한국 기업은 교만하지 않고, 지배 군림하기보다는 겸손하게 투자한 나라의 국민과 문화를 존중할 줄 안다"며 "해외 투자 측면에서 한국 기업은 젊고, 의욕적이고 도전적"이라고 우리 기업 홍보에 열을 올렸다.

브라질리아=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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