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남느냐, 럼즈펠드가 남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입력 2004년 11월 4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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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이 남느냐 도널드 럼즈펠드가 남는냐, 그것이 문제로다.'

정부의 외교안보팀 관계자 중에서는 이런 햄릿형 고민을 토로하는 이가 적지 않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면서 미국의 반(反)테러, 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이란 외교안보 전략 기조를 앞으로 누가 주도할 것이냐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파월 장관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굳건히 지켜온 온건파의 대표 격이고 럼즈펠드 장관은 이라크전쟁을 이끌어온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 인물.

지금까지는 파월 장관이 물러나고 럼즈펠드 장관이 건재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란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도 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간담회에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교체 동향을 주시하면서 새 진영의 정책 재검토에 대비한 협의 체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파월 장관이 사의 표명을 했지만 1, 2년 더 근무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며 "인선의 여러 가능성에 대해 차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국무장관보다 국방장관 자리를 더 선호한다는 점을 근거로 '오히려 럼즈펠드 장관만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재성(全在晟)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부시 행정부 외교안보팀이 한국이 좋아하지 않는 쪽으로 물갈이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새 정부를 대하는 기분으로 대미 채널을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정부는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교체 가능성을 점검하고 향후 한미동맹관계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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