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더 대선 출마여부 놓고 美 공화-민주 신경전

  • 입력 2004년 7월 2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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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운동가 랠프 네이더의 미국 대선 출마와 저지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네이더씨가 제3의 후보로 출마하면 민주당 존 케리 상원의원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유리해진다는 전망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단체인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은 최근 공화당 지지단체들이 부시 대통령 재선을 위해 네이더씨를 불법 지원했다며 연방선거위원회(FCC)에 고발했다.

CRE는 오리건주의 2개 보수단체가 네이더씨가 오리건주 대선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네이더씨 후보 지명대회에 참가하고 청원서에 서명하도록 전화로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CRE는 부시 대통령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들도 네이더씨를 지원했을지 모른다는 보도를 근거로 부시 대통령 선거팀도 고발장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네이더씨의 대변인은 "공화당 지지단체들이 우리 행사를 지원했다고 해도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CRE는 그것을 입증할 아무 것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지지단체나 지지자들의 네이더씨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한 선거자금 감시 시민단체는 부시 대통령에게 후원금을 낸 사람들이 전혀 정치노선이 다른 네이더씨에게도 후원금을 낸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0년 대선 당시 왕성한 모금 활동을 한 공로로 부시 대통령 취임 후 아일랜드 대사를 지낸 억만장자 기업인 리처드 이건과 아들 부부는 2000달러씩을 네이더씨 후원금으로 냈고 이건씨의 가족회사는 네이더씨의 최대 기부자 명단에 올라있다는 것.

공화당측의 네이더 후보 지원은 부시 대통령과 케리 상원의원의 접전이 예상되는 애리조나주와 위스콘신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진보적 성향의 네이더씨가 공화당측의 지원을 받고 극우논객 팻 뷰캐년을 후보로 냈던 개혁당의 지지를 받아낸 것은 위선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네이더씨의 출마를 강력히 비판해온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9일 공영라디오방송 NPR이 주최하는 네이더씨와의 공개토론에 나와 설전을 벌일 예정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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