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십년감수’…의회답변도중 분말세례 받아

  • 입력 2004년 5월 20일 19시 01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18일 한 시민으로부터 ‘주먹질’을 당한 지 하루 만인 19일 이번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의회에서 분말 세례를 받았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하원의 대정부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남자 2명이 투척한 보라색 분말을 뒤집어썼다. 분말을 투척한 사람들은 이혼한 아버지의 권리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운동원. 다행히 분말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영국 언론과 의원들은 “분말이 탄저균 등 생화학무기일 수도 있었다”며 의회의 허술한 보안 체계를 비난하고 나섰다.

영국 하원은 최근 테러에 대비해 60만파운드(약 12억5000만원)를 들여 일반 방청석 앞에 방탄 유리벽을 설치했으나 이날 사건은 방탄벽이 없는 귀빈 방청석에서 벌어졌다. 귀빈 방청석은 상원의원의 초대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한데, 범인들은 한 상원의원이 자선 경매에 내놓은 초대권을 구입해 입장했다.

더 타임스는 “방탄벽이 무용지물이 됐다”고 보도했고, 더 선은 ‘모두 죽을 수도 있었다’, 데일리 미러는 ‘공포의 의회’라는 제목으로 의회의 허술한 보안을 비난했다. 영국 내무부는 국회 보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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