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이치 엑스포]“자연-첨단기술 共存 강조”

  • 입력 2004년 5월 19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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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치(愛知) 만국박람회(EXPO·엑스포)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시장 건물과 시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내년 3월 25일부터 6개월간 한국 관광객 90만명을 포함해 1500만명이 찾을 만국의 축제, 엑스포 준비 현장을 찾았다. 》

“88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서울에 패배한 도시를 기억하십니까. 바로 이곳 나고야(名古屋)였지요.”

재단법인 ‘2005년 일본 국제박람회 협회’의 후지타 마사오(藤田昌央) 경영본부장은 현장을 찾은 주일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한국인을 발견하자 옛일을 소개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나고야와 아이치현은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지하철과 도로 등 인프라 정비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엑스포 유치에 나서 1997년 결실을 봤다.

고속열차 신칸센으로 도쿄(東京)에서 1시간 반, 오사카(大阪)에서 1시간이면 일본 3대 도시 나고야역에 이르며 역에서 버스로 30분이면 구릉지대에 있는 박람회장에 도착한다.

전시장과 인근 기차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은 일본 최초로 실용화되는 자기부상식 ‘리니어 모터카’. 전시장 안에 들어서니 내부 2.6km를 일주하는 공중회랑 ‘글로벌 루프’ 공사가 한창이다. 골조공사 중인 도요타(豊田)자동차와 히타치(日立)그룹 등 기업 전시관도 눈에 띈다. 대륙별 전시관과 각종 공연 및 연주회가 열릴 돔 공사도 지붕을 얹고 있다.

현재 공정은 42% 선, 입장객 1500만명을 예상하고 있는데 벌써 700만장이 팔렸다. 입장권 정가는 성인 4300엔(약 4만3000원), 예매가는 3900엔이다.

입장권 판매관리센터 다나카 주에이(田中重英) 과장은 “한국 기업 가운데 롯데그룹이 5만장을 예매했다”며 “관람객의 10%, 150만명은 외국인으로 이 중 한국과 중국인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고야 앞바다 매립지에 건설 중인 중부국제공항이 내년 2월 완공되면 한국 관광객이 찾기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엑스포 개최는 1970년 오사카 이래 두 번째. 오사카 엑스포가 일본 경제 성장의 상징이었다면 이번은 일본 경제의 성숙을 보여줄 전망. 아이치 엑스포는 특히 테마를 ‘자연의 예지(叡智)’로 삼아 역대 전시회 중 친환경 개념을 가장 잘 살린 대회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자신했다.

역과 전시장을 잇는 자기부상식 리니어 모터카, 전시장 내부를 이동하는 데 사용될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버스, 50만여평의 전시장 내 숲과 호수를 거의 원형 그대로 살린 설계 등은 한결같이 ‘자연과의 공생’을 강조하고 있다.

통역과 안내원 역할을 하는 로봇, 길이 50m 폭 2.5m의 세계 최대 스크린 등 세계 첨단의 일본 기술도 선보일 것이라고 박람회측은 자랑했다.

엑스포 관계자들은 특히 1만년 전 매머드의 실물 전시장이 가장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석이나 뼈 조립 형태가 아니라 ‘천연 냉동’ 상태의 매머드를 시베리아 얼음 속에서 발굴해 전시한다는 계획. 현재 러시아와 일본 학자들이 북극에 가까운 러시아 사하공화국에서 매머드를 발굴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냉동 상태의 매머드 세포를 이용해 영화 ‘쥐라기공원’처럼 매머드 복원을 추진하기로 해 한결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나고야=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외곽의 엑스포 전시장은 내년 3월 개막을 앞두고 자기부상열차 등 첨단교통시설과 각국 전시관 공사로 한창이다.-나고야=조헌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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