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알카에다 간부 수시로 입출국” 충격

  • 입력 2004년 5월 19일 19시 04분


코멘트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조직원이 2002∼2003년, 4회에 걸쳐 일본에 입국해 총 9개월간 머물렀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19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테러사건이 발생한 뒤 알 카에다 조직원이 일본을 유유히 오간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본인들은 알 카에다가 경고한 도심부 테러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알 카에다 조직원의 일본 잠입은 지난해 12월 독일에서 살인 혐의로 체포된 알제리계 프랑스인 리오넬 듀몽(33)을 수사하던 중 갖고 있던 여권의 출입국 기록을 통해 밝혀졌다. 듀몽씨는 알 카에다를 후방에서 지원하는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듀몽씨가 일본을 오간 시기는 공안당국이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출입국 감시를 크게 강화했던 때여서 일본인들은 출입국 대책의 허술함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은 “현 단계에서는 테러가 임박했다는 정보는 없다”면서 전국 경찰에 테러관련 정보를 철저히 수집할 것을 19일 지시했다.

듀몽씨는 1996년 리옹 선진국 정상회담과 관련된 폭탄테러 미수사건 등으로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의 수배를 받아왔다.

2002년 7월 위조여권을 이용해 일본에 입국한 듀몽씨는 니가타(新潟)시의 아파트에서 독일인 처와 거주하며 북한 러시아 등지에 중고차를 수출했다. 또 니가타, 나가노(長野)현 등지에 거주하는 파키스탄인 등 외국인 10여명과 자주 전화통화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안당국은 듀몽씨가 일본에서 자금 조달과 지원 조직 결성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듀몽씨는 폭발물 소지혐의로 체포된 영국인의 수첩에 그의 휴대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바람에 검거됐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