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차출]말 없어진 與 지도부…미군차출-파병 침묵

  • 입력 2004년 5월 18일 18시 53분


코멘트
0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예상 밖으로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4·15총선 직후 진보 성향의 당선자들이 앞 다퉈 재검토론을 언급하면서 이슈로 떠올랐던 이 문제는 열린우리당이 17대 국회 개원 직후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의 하나.

그러나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와 신기남(辛基南) 의장 등 지도부는 “한미동맹 관계와 이라크 상황 변화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만 되풀이할 뿐 ‘원점에서의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당내의 문제 제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천 대표는 18일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과 추가 파병 문제에 대해 “미군 차출과 추가 파병은 연계할 사안이 아니다. 파병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한반도와 이라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비켜갔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이 같은 모습은 행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과반수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감’과 상대적으로 진보 개혁적인 색채를 표방하는 당의 ‘정체성’ 사이에서 아직 확실한 입장정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는 당이 추구할 방향과 색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접근하기가 어렵다”며 “이 문제에 관해 당이 한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