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는 지금 변신중”…민중계몽-복지사업 열중

  • 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49분


무하마드 알암라인(29)은 1990년대 초 형을 따라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단체 하마스에 가입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공격할 자살폭탄 대원을 모집하고 직접 폭탄테러를 하기도 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스라엘군에 붙잡혀 9년 동안 이스라엘 감옥에서 지낸 그는 2001년 출옥해 하마스로 돌아와서는 깜짝 놀랐다. 대이스라엘 테러가 주요 임무였던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민중계몽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암라인이 새로 부여받은 임무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장을 알아봐 주는 컨설팅 업무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요즘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을 돌보는 대민사업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면서 “무장 저항단체에서 점점 정치단체로 진화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하마스의 정치사업은 식품 제공, 의료 활동, 교육 등을 아우른다.

자금은 가자지구 내 부유한 기업인과 아랍국가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하마스가 아랍국가로부터 받는 원조는 연간 약 3000만달러(약 345억원).

눈엣가시와 같은 이스라엘인에 대해 폭탄테러를 가하고 팔레스타인인에게 봉사활동까지 펼치는 하마스에 대한 팔레스타인인의 믿음은 절대적이다. 부패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퍼진 야세르 아라파트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훨씬 능가할 정도.

이런 상황에서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자치정부를 만들고자 한다.

최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을 유지하는 대신 가자지구에서는 모두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내용도 하마스의 자치정부 수립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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