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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8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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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클라크 전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은 이날 ABC의 ‘나이트라인’ 프로에 출연해 “11일 아침 모든 연방기관에 워싱턴 밖의 비밀본부를 가동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지 않고 네브래스카로 간 것도 이 비상계획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당시 폴 울포위츠 부장관에게 워싱턴 밖의 비밀장소로 이동하도록 명령했고, 딕 체니 부통령과 헌법상 대통령 승계 서열 2위인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 역시 비밀장소로 이동했다고 ABC는 전했다.
클라크 전 보좌관은 미 정부가 20년간 이 비상계획을 정례 훈련해 왔으며 자신도 오지의 동굴로 들어가 며칠간 통신연락을 끊은 채 세상이 핵전쟁으로 날아가 버린 것처럼 생활했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에서 앵커 코펠은 ‘정부의 지속’이라는 이름으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마련된 이 아마겟돈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이 핵 공격을 받을 경우 각각 50명의 연방공무원으로 구성된 3개 팀이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각 팀에는 대통령직을 승계할 준비가 돼있는 각료가 1명씩 포함되어 있다는 것.
ABC 방송은 1980년대 이 비상계획 수립에 깊숙이 참여한 체니 부통령(당시 하원의원)과 럼즈펠드 국방장관(당시 제약회사 GD설 사장)이 결국 ‘9·11테러’ 때 이를 처음 가동한 셈이 됐다고 소개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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