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교의 힘 MGIMO…장관이어 차관 8명 배출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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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IMO를 알아야 대(對)러시아 외교를 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 모스크바국제관계대(MGIMO) 출신이 외무부와 크렘린 외교라인의 요직을 독차지하자 모스크바 외교가에서는 이런 말이 나돌고 있다.

지난달 이 학교 졸업생으로는 8년 만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유엔주재 대사가 외무장관으로 발탁된 것이 계기가 됐다. 1972년 이 학교를 졸업한 라브로프 장관은 모교 교가를 직접 작사 작곡할 정도로 애교심이 강해 그의 재임기간 동안 MGIMO 인맥이 더욱 약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도 13명의 외무차관 중 8명이 이 학교 출신이다.

지난주 조직을 개편한 크렘린에서도 외교 분야는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대통령 외교보좌관과 세르게이 야스트르젬브스키 유럽연합(EU)담당 보좌관 등 이 학교 출신이 주무르고 있다.

외무부의 한반도 라인도 마찬가지.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아주1국장, 테이무라스 라미슈빌리 주한 대사,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주일 대사가 모두 MGIMO를 졸업했다.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모스크바대 출신도 있고, 푸틴 대통령의 모교로 ‘페테르 마피아’로 불릴 만큼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대 출신도 있지만 유독 외교 분야에서는 MGIMO에 힘을 못 쓰고 있다.

1944년 외무부 산하 학교로 개교한 MGIMO는 해마다 입시에서 모스크바대와 1, 2위를 다툴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한다. 54년에 한국학과를 설치했는데 아나톨리 토르구노프 현 총장이 한국 전공이고, 발레리 데니소프 전 북한주재 대사도 이 학교 교수로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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