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라크 파병 시행착오 더는 안 된다

  • 입력 2004년 4월 2일 18시 50분


자이툰 부대의 파병지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결정됐다. 어제 국방부는 4월 중순경 조사단이 현지에 다녀온 뒤 이 지역의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중 한 곳으로 확정짓겠다고 발표했다. 두 곳 모두 비교적 안정된 지역이라고 하니 일단 우리 군의 안전에 대한 부담은 많이 덜게 됐다.

지난해 이후 이라크 추가 파병을 추진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는 이것으로 끝나기 바란다. 우리 군의 파병 예정지는 당초 모술에서 키르쿠크로, 이번에 다시 북부지역으로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숱한 논란이 있었다. 기왕에 결정된 파병을 놓고 소모적 논쟁을 벌임으로써 파병으로 기대되는 효과가 상당 부분 훼손됐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더 이상의 혼선을 차단할 책임은 국방부에 있다. 국방부는 새 파병지가 파병의 원래 목적과 취지에 부합되도록 미군과의 후속 협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전쟁 피해가 거의 없는 이 지역에서 우리 군이 어떤 종류의 평화재건활동을 벌일 수 있을지 세심한 파악이 필요하다.

새 파병지가 쿠르드족과 다른 민족간의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자이툰 부대가 불필요한 민족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할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한미 동맹관계나 훈련 중인 장병들의 사기를 고려할 때 6월 파병 일정이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치권도 순조로운 파병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논란이 총선 중이나 총선 이후에 다시 정치쟁점화된다면 ‘차라리 파병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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