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 교수 “독어版 삼국유사 한국입문서 될것”

  • 입력 2004년 3월 31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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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판 삼국유사는 한국의 뿌리를 독일사회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독일 바이에른주 레겐스부르크대 한국어문학과 김영자(金英子·65·사진) 교수는 “독일에서 한국 문화의 이미지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부터 삼국유사를 독일어로 번역하고 있는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 일연(一然·1206∼1289) 스님이 머물며 삼국유사를 마무리한 경북 군위군 인각사(麟角寺)를 찾았다.

그는 삼국유사 영인본이 출간됐다는 소식(본보 2003년 8월 5일 A20면 보도)을 듣고 지난해 인각사를 찾아 일연 스님의 흔적을 느끼기도 했다.

“뮌헨대 교수와 함께 번역을 시작했어요. 갈수록 삼국유사가 한국과 한국인의 뿌리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한국입문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일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이 적은 것도 이런 좋은 책을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서울 국학대(우석대를 거쳐 현 고려대에 편입) 재학 중 독일로 간 김 박사는 1987년 레겐스부르크대에 한국어문학과를 개설했다. 이후 고려대 및 동국대와 결연한 뒤 학생교류 등 한국과 독일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느라 힘을 쏟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독일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독일 사람 중에는 한국 역사와 문화를 일본이나 중국의 일부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김 교수는 내년 10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국제도서박람회에 독일어판 삼국유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박람회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리는 한독대학(2007년 개교 예정) 기공식에 학교 대표로 참석한 뒤 돌아가는 김 교수는 “번역출판비(5000만원) 확보가 어려워 작업이 순조롭지 못하다”며 “문화관광부가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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