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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1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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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속 성장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은 중국의 성장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 소득 수준은 20년, 기술 수준은 10∼20년 중국을 앞서 있다. 또 중국이 효과적으로 조달할 수 없는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중국의 성장은 항상 한국에 긍정적인가.
“한국이 성장을 계속하는 한 긍정적이다. 경제발전의 본질은 변화하는 것이다. 교육 투자를 늘리고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중국은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주된 경쟁자로 등장할 것이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중국을 앞서 가는 게 중요하다.”
―중국이 성장을 멈출 가능성은 없나.
“연 20%의 수출 증가가 지속되지 않거나 금융 부실로 인해 기업이 자금 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면 1, 2년 정도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 군사적 위기가 발생할 경우 중국은 장기간 경기침체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곧 그런 시기가 닥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중국이 한국 성장경험을 모델로 삼고 있나.
“중국 관료들은 한국형 모델의 특징인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집단의 형성과 정부의 주도적 역할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 모델이 중국에 이식되기는 힘들다. 중국은 한국보다 부패의 정도가 훨씬 심하고 현재 중국 성장의 축은 외국인 직접투자 기업이다.”
―중국이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적인 이유는….
“중국도 민족 정서가 강한 나라이다. 하지만 중국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자국 발전 이익에 기여하게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갖고 있다.”
―중국의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높은 투자비율과 교육 수준 향상에 따른 노동 생산성 증가, 시장 역할의 지속적 증대 등이다. 이를 통해 연 6∼8% 성장을 상당기간 계속할 것으로 본다. 중국이 직면한 과제는 국내 시장을 키우는 일이다. 20% 선의 수출 성장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한국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정부는 특히 교육과 연구개발 기능에 치중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에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정부의 시장 개입은 70년대에는 포스코를 출범시켰지만 90년대에는 한보를 낳았다. 최근 중국정부는 기업의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고 한국정부는 기업집단을 쪼개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서구의 기업 성장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을 쪼개거나 통합시키는 일은 기업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
●드와이트 퍼킨스 교수 주요 약력
△1956년 미 코넬대 졸업
61년 하버드대 석사, 64년 하버드대 박사
△1963년∼현재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소장(현)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인도네시아 정부
경제정책 자문
△한국과 중국 중심 동아시아
경제성장 관련 저서 12권, 100편 이상 논문 저술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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