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형제 1000만달러 재단 설립

  • 입력 2004년 2월 3일 13시 32분


코멘트
미국에서 의류 및 유통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는 한인 형제가 10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의 공익재단을 설립해 사회사업에 나선다.

의류브랜드 '사우스폴'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위키드패션의 김대원사장(49)과 유통업체 '어겐스트 올 오즈'를 운영중인 김광원사장(40) 형제는 '킴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올해부터 장학사업과 각종 사회단체 지원, 한국 및 각국 출신 이민자 지원 등 활동을 시작한다고 2일 발표했다.

이 재단은 형 김사장이 100만달러를 출연하고 동생이 10만달러를 내고 동참해 작년 12월 뉴저지주에서 설립됐다. 형은 올해분 100만달러를 2월중 입금시키는 등 기금을 2007년까지 500만달러로 키울 예정. 이어 동생이 나머지를 출연해 2010년경 기금을 총 1000만달러로 불릴 계획이라고 이들 형제는 밝혔다.

1977년 미국에 온 김사장은 야채가게와 의류판매점의 점원을 거쳐 1996년 창업, 8년만인 작년에 2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성공신화의 주인공.

올해 3억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잡은 김사장은 "이민 초기에 먼저 이민온 '좋은 선배'들 덕분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섬유강국이었던 한국의 경쟁력있는 요소들을 종합해서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면서 "이젠 남을 돕는 일에도 열심히 하겠다"고 재단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가 한국에서 막 건너온 섬유분야 인력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는데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평소 '사양산업은 없다. 어느 분야든 고급화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김사장은 자신의 소신대로 한국에서 스카우트해온 디자이너의 디자인에 한국산 옷감으로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힙합풍 옷을 만들어 미국인들에게 입히고 있다.

뉴욕 한인상공회의소 김영덕 전회장은 "이 회사의 비약적인 성장은 미국이 불황에 허덕이던 기간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고 평가하면서 "매장에서 파악한 고객의 취향을 상품기획으로 연결시키고 고유브랜드를 키운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동생 역시 유통업체에서 시급직원으로 현장 업무를 익힌뒤 고급 쇼핑몰에 28개의 점포를 갖춘 유통체인업체를 키워냈으며 올해 8000만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한편 뉴욕의 주류사회에서 자리잡은 한인 1.5세, 2세들이 새로운 한인 이민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을 조성하는 '1인1불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등 한인사회에 기부문화가 본격 자리잡아가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