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I T-외국항공사 어떠세요…“해외로 눈돌려 보자”

  • 입력 2004년 2월 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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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를 졸업한 최원석씨는 특이하게 인도 연수를 계기로 취업에 성공했다.

2002년부터 1년 동안 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인도 정보기술(IT) 연수 프로그램을 다녀온 후 영어와 IT관련 실무능력을 인정받아 작년 2월 한국에 있는 독일계 자동차부품 회사인 ‘이나베어링’에 취직했다.

일반적으로 대학생들은 미국과 유럽 지역 연수를 선호하지만 IT업계 취업을 원한다면 인도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므로 어학연수를 겸할 수 있었지요. 연수 후반부에는 현지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어 실무능력을 익히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비용도 아주 저렴해 왕복항공료 기숙사비 등을 포함해 1년에 500만원을 썼습니다.”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연수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어학과 실무능력을 갖추거나, 국내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마친 후 외국 기업으로 취업하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취업에서도 ‘틈새’를 노리는 것이다.

▽해외 취업에서 돌파구를 찾는다=국내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구직자들이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산업인력공단에 등록한 신청자는 1만4000명을 넘어서 2002년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그러나 실제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언어에 능통해야 하고 전문분야의 실무경험이 있어야 한다.

아랍에미리트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심미영씨(27·여)도 2년 전 외국 기업의 문을 열었다. 심씨는 99년 경기 안양시에 있는 S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나 채용과정에서 출신학교를 따지는 한국적 관행이 너무도 두꺼운 장벽으로 다가왔다.

그는 명성 있는 대학에 편입해 다시 공부하느니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외국 회사에 입사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대학 졸업 후 산업인력관리공단의 6개월 코스 항공승무원 취업연수를 받은 후 2002년 취업에 성공했다. 현재 연봉은 약 3600만원이며 회사가 본사가 있는 두바이에 50평짜리 아파트를 2인용 숙소로 제공해 생활에 지장이 없다.

산업인력공단은 “취업 준비와 해당기업 면접, 취업비자 수속 등을 감안하면 6∼12개월이 걸리지만 앞으로 해외취업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약 2000명의 대학생을 외국 기업 인턴사원으로 보내 취업의 발판을 마련해줄 계획이다.

▽이공계, 일본의 IT업계를 노려라=2001년 H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윤지경씨(27)는 현재 일본 NEC 소프트에서 시스템 개발 및 운영 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일본으로 시선을 돌렸다. 6개월 동안 일본어 및 IT관련 연수를 받은 후 비교적 손쉽게 취업했다. 2002년 첫해 연봉은 약 3000만원으로 근무지인 도쿄의 물가를 고려해도 적은 수준은 아니다.

윤씨는 “일본 기업들은 IT산업이 잘 발달된 한국 기업과 일해보고 싶어 하지만 현지상황을 잘 몰라 한국 직원을 채용해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은 한국보다 채용 여건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 IT인력의 일본 파견을 준비 중인 이랜서(www.elancer.co.kr) 박우진 대표는 “일본 기업은 중국 인력보다 한국 인력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본기를 갖춘 이공계 졸업생들이 일본어만 몇 개월 배우면 충분히 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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