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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1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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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해외 순방 중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가 앞장서 조류독감 확산 방지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사람끼리 감염?=지난달 23일 베트남 북부에서 조류독감으로 숨진 두 자매(23, 30세)는 14일 사망한 오빠(31)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WHO가 밝혔다.
하노이 WHO 대변인은 “오빠와 여동생들 사이에 사람끼리 감염이 일어났다는 게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WHO의 발표가 사실로 확인되면 인간끼리 조류독감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실제로 일어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두 자매는 지난달 5일 오빠의 결혼식 피로연 이후 10일부터 앓기 시작해 13일 입원했다. 오빠의 부인도 함께 입원했으나 회복됐다. 오빠는 사망 후 화장하는 바람에 감염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베트남에서는 지금까지 조류독감 환자 10명이 발생해 이 중 8명이 숨졌으며 의심환자 10여명이 더 있다.
WHO 서태평양지역 관계자는 조류독감 변이 바이러스가 최악의 경우로 발전하면 “전 세계 60억 인구의 20∼30%가 감염될 우려가 있다”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확산을 막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계속 확산…저지에 총력 태세=중국에서는 조류독감 의심사례 5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발생 지역은 중국 서북단의 신장(新疆)성, 동부의 저장(浙江)성, 중부 허난(河南)성, 허베이(河北)성, 남서부 윈난(雲南)성으로 광범위하다.
이로써 중국 내 조류독감 의심 또는 확인 사례는 14건으로 늘어나 닭 수백만마리를 도살처분한 당국의 조치가 너무 늦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WHO는 성명을 통해 “중국이 조류독감을 차단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조류독감방지 총지휘부를 정점으로 농업부 상무부 위생부 세관 등이 공동으로 지난해 사스 발생 때와 맞먹는 총력 태세에 돌입했다.
그러나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중국에서) 도살처분이 느리게 진행돼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확산을 봉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WHO도 중국에 대해 조류독감 관련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고 의심환자 발생에 대비한 감시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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