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테러비상속 신년]하늘엔 무장 헬機… 땅엔 除夜 인파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12월 31일 18시 00분



세계 각국이 언제 터질지 모를 테러에 대비하면서 긴장 속에 2004년 새해를 맞았다. 제야 축제가 벌어진 주요 도시에는 경찰이 대거 투입됐으며 일부 도시는 항공기 테러를 막기 위해 시간대별로 비행을 일시 금지했다.
▽미국=가수 신디 로퍼의 공연 등 신년맞이 행사로 75만여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뉴욕시 타임스 스퀘어에는 레이더와 감시 장비를 갖춘 헬기가 투입돼 24시간 정찰비행을 하고 있다. 또 타임스 스퀘어로 통하는 길목에는 240개의 금속 탐지기가 설치됐다. 세밑에는 도로의 맨홀 뚜껑을 용접해 열 수 없도록 하고 신문 자판기나 쓰레기통, 우체통 등 폭발물을 은닉할 수 있는 것들이 일시적으로 제거됐다.
국토안보부는 지난해 12월 30일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 지역과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 시카고 도심 상공의 비행을 일시 제한했다. 또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열리는 로즈볼 등 연말연시에 열리는 미식축구 경기와 대형 퍼레이드 중에도 해당 지역 상공의 비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미국은 해외의 대사관 등도 테러리스트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예멘 등지의 미국 시설물에 대해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CNN 방송은 “국토안보부가 28일 미국 내 테러경계 수준을 ‘오렌지’로 격상한 뒤 테러 요주의 인물의 미국 입국을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영국 런던 경찰은 제야에 전년보다 500여명 많은 3000여명의 경찰을 투입해 시내 치안을 강화했다. 일부 흥분한 축제 참가 인파들이 벌거벗은 채 물속으로 뛰어들지 못하도록 트래펄가 광장에 있는 모든 분수대 접근이 차단됐다.
프랑스 파리시도 제야 축제 행사의 주무대가 되는 샹젤리제 거리에 정사복 경찰들을 투입했으며 이탈리아 로마 경찰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연설이 예정된 바티칸 교황청 일대의 경계를 강화했다.
체첸 공화국 분리주의 무장 단체의 테러 위협을 우려해 러시아는 약 30만명의 경찰을 주요 도시에 배치했다.
▽이라크와 기타=이라크에 주둔한 미군과 연합군도 이라크 저항 세력이나 국외 테러 집단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바그다드 경찰은 1만1000명의 병력을 투입해 순찰과 검문을 강화했다.
태국도 신년 행사가 열리는 방콕 도심의 센트럴 월드 플라자와 국립 경기장 등에 1000여명의 군인과 경찰을 배치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테러 용의자들이 신정 축제 기간에 새로운 테러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쇼핑몰이나 유흥가, 공공 시설물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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