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민당 후쿠시마 당수 승인 "평화헌법 수호 독자적 목소리"

  • 입력 2003년 12월 14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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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민당이 13일 당 대회를 열고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47·사진) 당수의 취임을 승인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진보 진영을 대표해 온 사민당은 이로써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도이 다카코(土井たか子) 전 당수에 이어 2대 연속 여성을 당수로 맞았다.

후쿠시마 당수는 간사장 정조회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 짓고 ‘호헌’과 ‘평화’를 기치로 새 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는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정책은 비슷비슷해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다”며 “사민당은 일본 정계의 ‘제3극’으로서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해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후쿠시마 사민당’의 앞날이 험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과의 합당론이 끊이지 않는 데다 우경화 흐름이 워낙 거세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도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

중의원 선거에서 6석을 얻는 데 그쳐 총 12석(참의원 포함)의 미니정당으로 전락하자 당내에서는 민주당과 합치거나 최소한 원내에서 공동교섭단체로 등록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 당수가 참의원 비례대표 출신의 초선의원이라는 점도 지도력을 발휘하는데 장애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후쿠시마 당수는 “사민당이 아니면 안 되는 영역이 존재한다”며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여성인권 변호사 출신인 그는 1998년 도이 당수의 권유로 정계에 진출한 뒤 TV 토론프로 등에 사민당의 논객으로 나서 정부측 주장의 허점을 논리적으로 공박해 왔다.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가 좌우명일 정도로 낙천적 인생관을 갖고 있지만 당 안팎의 상황이 어려워서인지 요즘은 심각한 표정을 짓는 횟수가 늘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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