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2월 1일자)는 미국에 ‘한집 3차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도했다. 차가 많아지다 보니 교외 주택가 도로에는 차고에 들어가지 못한 차들이 죽 세워져 있는 모습이 흔하다. 이런 모습은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차를 3대 갖고 있는 가구는 1999년에 비해 27% 늘어나 현재는 10가구에 3가구꼴. 미국은 이미 운전면허증 소지자 숫자보다 승용차가 더 많다. 미 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 운전자는 1억9100만명인 데 비해 자동차는 이보다 많은 2억400만대였다.
‘한집 3차’는 무이자 할부판매로 인해 최근 급속히 번지고 있다.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이 차를 사두는 이유다. 살림살이 쇼핑용 픽업, 휴가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축구하는 아이 뒷바라지용 미니밴, 연료가 적게 먹히는 출퇴근용 차량 등등. 자동차 산업 분석가 조지 피터슨은 “할인점 코스트코에 가서 화장지 48뭉치를 사오려면 거기에 맞는 적당한 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 경향에 맞춰 차량 모델을 세분화하고 있다. 현재 차량 모델은 278종으로 10년 전보다 26% 증가했다. 차고도 덩달아 변한다. 요즘 신축주택 가운데 20%는 차 3대가 들어가는 차고를 갖추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수준. 이제 다음 단계는 ‘한집 4차’. 부인, 두 딸과 함께 시애틀에 사는 요리강사 톰 딜라드는 차를 4대 굴리면서 “이웃과 보조를 맞추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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