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시 방문에 사상최대 경호작전… 1만4000명투입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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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맞는 영국 경찰은 사상 최대 규모의 경호 작전에 돌입했다. 테러 정보가 입수된 데다 대규모 반전 시위가 예정돼 있기 때문. 미국은 런던 도심 전역의 자동차 지하철의 운행중지를 요구하는 등 어느 때보다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지는 영국 수사 당국이 체포한 한 테러 용의자를 통해 알 카에다의 지원을 받는 15∼20명의 영국 내 알제리인들이 최악의 테러를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18일 전했다. 이 용의자는 “공격이 임박했지만 부시 대통령 방문과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또한 ‘전쟁중지연합(SWC)’ 등 반전단체들은 약 8만5000명의 서명이 담긴 ‘부시 초청 철회’ 청원서를 17일 영국 총리실에 전달했다. 이어 19일 런던 유스턴 역 근처에서, 20일 트래펄가 광장에서 반전 반미 시위를 벌일 예정. 20일 시위에는 유럽 등지에서 건너간 10만 군중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런던 경찰은 경호 인력을 당초 5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늘렸다. 시내 곳곳에 초소를 설치했으며 런던 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했다. 공군은 일부 전투기 부대를 런던 인근으로 이동시켰으며, 국내정보국(MI5)은 주요 공항 항만에 테러경계령을 내렸다. 부시 대통령의 이동로 주변 건물 옥상은 폐쇄됐다.

미국측은 비밀경호국(USSS) 요원 250명 이상을 파견했다. 로켓추진총유탄(RPG)을 막아낼 수 있는 두께 7.5cm 장갑 방탄 리무진도 옮겼다. USSS 런던 지부는 ‘만약의 경우’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과 해군 1호 헬기 등이 런던 시내에 비상 착륙할 곳을 지정해 놓았다. 미국측은 당초 총기를 휴대한 USSS 요원들에 대한 면책특권과 블랙호크 헬기 및 다연발 미니건 반입까지 요구했으나 영국측은 이를 거부했다. 자동차 운행금지 구역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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