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군에 "계속 주둔해달라" 로비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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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의 재배치 문제가 본격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라인란트 팔츠 주정부는 람슈타인에 있는 미 공군부대를 유지해달라고 미 국방부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

칼 브룩 라인란트 팔츠 주무(州務)장관 등 주정부 대표단은 최근 미 국방부를 방문해 독일이 기지유지비로 매년 10억달러를 쓰고 있으며 독일의 반전시위대도 미군기지를 방해하지 않았고 부대이전 후보지인 폴란드나 루마니아 등에 비해 보안이 잘돼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지역이 "미군주둔지로서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브룩 장관은 특히 1950년대에 지어져 낡은 상태인 500가구의 미군 가족들의 주택개량을 위해 1억3000만달러의 투자를 알선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독일은 6만3000여명의 미군과 가족들이 살고 있는 기지가 제공하는 경제효과는 매년 14억달러, 민간인 일자리는 2만7000개에 이른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독일의 요청에 대해 미군 당국은 "다른 지역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주둔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에 이전하려는 것"이라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미군은 기동성 높은 군대로 재편할 방침이며 이에 따라 연간 10억달러의 운영비가 드는 람슈타인 기지처럼 군인과 가족들이 함께 기거해 학교나 쇼핑센터 등을 지을 필요가 없이 군인들만 교대로 배치하겠다는 것.

유럽내 미군사령관인 제임스 존스 장군은 철수대상 미군기지 리스트가 만들어졌다는 소문을 일축하면서 람슈타인 기지를 '유일하게 유지할 가치가 있는' 곳으로 언급해 라인란트 팔츠 주민들의 위안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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