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이라크 WMD정보 조작 지시"

  • 입력 2003년 8월 26일 0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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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영국 정부가 이라크의 핵 개발 의혹을 과장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이 25일 일제히 보도했다.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 자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앨러스테어 캠벨 총리실 공보수석 보좌관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보고서가 완성되기 1주일 전인 지난해 9월 17일 존 스칼렛 합동정보위원회(JIC) 의장에게 “총리(블레어)가 당신들이 (이라크) 핵문제를 표현하는 방식을 걱정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캠벨 보좌관은 이틀 뒤인 19일 스칼렛 의장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내 “이라크가 1∼2년 사이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문구를 포함시켜 보고서를 다시 쓸 것을 제안했다. 17일부터 20일까지 총리실과 합동정보위원회는 모두 44통의 e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켈리 박사 자살사건 조사를 맡은 브라이언 허튼 판사는 이 같은 메모를 포함한 9000쪽 분량의 문건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블레어 정부의 정보 과장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7%가 블레어 정부에 속았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25일 조사됐다. 3분의 1은 블레어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편 바그다드에서 이라크의 무인항공기(UAV)를 조사 중인 미 과학자들은 UAV가 생물 및 화학가스 살포용으로 제작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사용하기 위해 UAV를 제작했다고 주장해 왔다.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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