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세인 정보요원 ‘밀정’ 활용

  • 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15분


코멘트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유엔사무소 자살폭탄 테러를 계기로 미국 내 추가파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미국은 미군 증원보다 ‘이라크인을 활용한 대(對)테러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라크인이 ‘방패’와 ‘밀정’으로 나서는 테러와의 전쟁=뉴욕 타임스는 25일 미국이 1년 반 동안 이라크인 2만8000명을 뽑아 헝가리의 옛 소련 군사기지에 마련한 대규모 경찰훈련학교에 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뉴욕시 경찰국장 출신으로 이라크 내무부 고위자문관을 맡은 버나드 케릭의 말을 인용, “4개월 내 이라크인 경찰후보생 1500명에 대한 첫 훈련을 시작으로 앞으로 18개월 동안 2만8000명을 훈련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케릭 자문관은 “이들은 헝가리에서 8주, 이라크에서 4∼6개월 훈련을 받고 각 지역에 배치돼 치안을 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모두 배치되면 이라크 내 경찰인력은 6만5000명으로 늘게 되며 이들에게 지급될 구경 9mm 권총이 올해 5만정, 내년엔 추가 10만정 공수될 예정이다.

이 계획은 이라크의 치안을 확보하는 데 이라크인이 더 효과적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지만 미군의 부담을 줄여야 하는 정치적 압력과 무관치 않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와는 별도로 워싱턴 포스트는 연합군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정보원들을 비밀리에 모아 저항세력 색출에 ‘밀정’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24일 전했다.

이 신문은 연합군이 최근 2주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반발을 무릅쓰고 최대 100명의 정보요원을 모집했다고 전했다. 중점 모집대상은 후세인이 운영했던 4개 정보기관 중 이란 시리아 이스라엘 유엔 등 해외 연락망을 운영했던 ‘무카바라트’ 조직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파병보다 병력 효율화=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막대한 돈이 드는 병력 증원보다 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국방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4일 전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방안 가운데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군대 재편을 비롯해 복무연장 유도방안, 관리직 업무 민간이양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 관리들은 독일을 비롯한 해외 동맹국의 병력에 임무를 맡기는 방안도 언급했다.

▽시아파 성직자 테러공격=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 24일 시아파 최고지도자 중 한 사람인 아야톨라 사이드 알하킴(67)을 노린 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호원과 운전사 등 3명이 사망했다. 알하킴과 그의 아들은 폭탄이 터진 사무실이 아닌 다른 사무실에 머물고 있어 화를 면했다. 이번 테러는 시아파와 수니파를 이간하려는 후세인 추종세력이 저질렀다는 설과 시아파 내부의 권력투쟁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