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주한미군 매춘에 관대” 지적

  • 입력 2003년 8월 9일 01시 58분


주한미군은 인신매매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성노예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미국 국방부 보고서가 지적했다.

국방부 감찰실의 조지프 슈미츠 감찰관이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한미군 당국은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보고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부대 인근 술집들을 지나치게 관대하게 대해 때때로 성노예 행위나 매춘 사례를 보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때문에 지휘관들은 향락업소 출입금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군들에게 인신매매 관련 교육을 더 시킬 것을 권고했다.

또 보고서는 미군이 영내 오락 및 레크리에이션 시설을 더 많이 갖추고 한국 경찰과의 협력을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폭스TV 자회사인 클리블랜드의 WJW방송이 지난해 4월 한국에서 미군 헌병들이 한국의 술집과 매춘업소를 순찰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보도한 뒤 미 하원의원 13명이 미군들이 한국에서 자신도 모르게 인신매매에 기여하고 있는지 조사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주한미군은 인신매매나 매춘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26개 업소를 출입금지 장소로 지정하고 인신매매 기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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