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기사 조작’ 망신 NYT 옴부즈맨 도입할듯

  • 입력 2003년 7월 24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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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권위지로 인정받아 온 뉴욕 타임스가 사내 비판 기능을 가진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의 옴부즈맨 도입 검토는 스스로 ‘152년 역사상 최대의 치욕’이라고 규정한 ‘제이슨 블레어 기자의 기사 조작 사건’이 계기가 됐다.

1967년 루이빌의 쿠리어 저널이 미국 신문으로는 최초로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한 이래 워싱턴 포스트가 1969년 두 번째로 옴부즈맨을 기용했다. 현재 옴부즈맨이 있는 미국 신문은 LA타임스, 시카고 트리뷴, 보스턴 글로브 등 30여개에 불과하다. 뉴욕 타임스는 자체 보도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옴부즈맨 제도 도입 요구를 계속 거부해온 대표적인 신문이다.

그러나 블레어 기자 사건으로 편집국장과 부국장이 교체되는 등 권위와 신뢰에 깊은 상처를 입음으로써 이 제도 도입을 거론하고 있다. 사건 이후 편집국 문제를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비평가가 없었던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된 것도 주요 계기다.

앨런 시걸 부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자체 조사위원회가 조만간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며 이 보고서에는 옴부즈맨에 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빌 켈러 신임 편집국장이 최근 워싱턴 포스트의 하워드 커츠 미디어 전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옴부즈맨에 대해 “본능적인 반감을 갖고 있지 않다. 신문사 안에 있으면 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고 말해 옴부즈맨 제도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옴부즈맨 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1981년 재닛 쿡 기자의 ‘지미의 세계’ 기사 조작 사건을 막지 못했다. 당시 옴부즈맨은 사건이 터진 뒤 장문의 진상 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신문에 싣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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