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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7월 1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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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최신호(6월 30일자)가 전한 이 축구팀의 이야기를 요약 소개한다.
지하드축구팀이 조직된 것은 1998년. 16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책방을 운영하던 무신이라는 청년이 동네 소년 15명을 모아 축구연습을 시켰다. 이 팀은 다른 축구팀들과의 10여차례 경기에서 완승했다.
그러나 2000년 9월 인티파다(무장봉기)가 시작되면서 팀의 운명은 격변했다. 한 선수가 그해 11월 이스라엘 군에 돌을 던지다 총에 맞아 숨졌다. 2개월 후 또 한 선수가 같은 장소에서 숨졌다.
이어 2002년 4월 이스라엘 군이 헤브론을 다시 점령한 이후 선수들은 수천명의 다른 청년들과 함께 투옥됐다 6개월 만에 적의(敵意)를 가득 품은 채 풀려났다.
그해 9월 한 선수가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것을 시작으로 차례로 자살테러 공격에 나섰다. 축구연습도 계속돼 올 3월 7일 이웃 마을의 라이벌팀을 대파했다. 그것이 마지막 경기였다.
그날 저녁 10대 소년인 하젬은 아버지에게 그동안 금속세공일을 하며 번 돈 500디나르(약 90만원)를 주며 “저는 항상 아버지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날 밤 하젬은 3명의 동료들과 유대인 정착촌에 잠입해 2명의 무고한 유대인 부부를 죽인 뒤 사살됐다. 이어 5월 17일 한 선수가 유대인 정착촌에서, 18일에는 다른 선수가 허리에 폭탄을 맨 채 예루살렘 번화가의 버스에서 자폭했다. 이 테러로 7명의 이스라엘 시민이 숨졌다.
이스라엘 군은 지난주 하마스의 군사조직 지도자이며, 무신의 친척인 압둘라 카와메흐(43)를 살해한 뒤 “축구팀이 자살공격조 양성소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제 지하드축구팀의 ‘불패 신화’를 입에 올리기를 꺼리면서 슬픈 기억들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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