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회고록 내용]"르윈스키와 얘기만 했다" 거짓말

  • 입력 2003년 6월 4일 19시 04분


르윈스키
4일 AP통신에 의해 일부가 알려진 힐러리 로댐 클린턴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56)의 회고록이 발간(9일)도 되기 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고록에는 불륜을 저지른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격한 감정이 그대로 묘사돼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아내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다음은 회고록 내용 중 일부.

남편은 처음에 르윈스키가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해 친해졌으며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눴을 뿐인데 엄청난 오해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믿었다. 내게 르윈스키 논란은 정치적 반대자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악의적인 스캔들처럼 보였다.

이로부터 6개월이 지난 98년 8월 15일 아침. 며칠 앞으로 다가온 대배심 증언을 준비 중이던 남편은 나를 깨우더니 침대 옆을 왔다갔다 하면서 “상황이 내가 전에 말했던 것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은 짧은 시간동안 드문드문 일어났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남편은 부끄러워했으며 내가 화를 낼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거의 숨을 쉴 수 없었다. 숨을 한번 꿀떡 삼키고 울음을 터뜨리면서 소리를 질러댔다. “무슨 뜻이야? 뭐라고 얘기하는 거야? 왜 거짓말을 했어?”

나는 점점 더 분노에 사로잡혔다. 그는 “미안해. 당신과 첼시를 보호하고 싶었어”라는 말만 반복하며 서 있었다. 내가 10대인 딸에게도 직접 고백해야 한다고 말하자 남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아내로서, 나는 그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었지만 마침내 남편을 사랑하기로 결정했다.

대배심 직후 가족 여행을 떠났을 때부터 몇 달이고 냉기가 계속됐다. 가족 중 개만이 유일하게 남편을 기꺼이 따라다녔다. 그는 아래층에서, 나는 위층에서 잤다.

한편 이 회고록은 16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힐러리 의원은 800만달러(약 100억원)의 저작료 중 285만달러(약 35억원)를 이미 받았다. USA투데이는 3일자 1면 커버스토리에서 힐러리 의원이 전국을 순회하며 벌일 회고록 판촉 캠페인이 그의 대선 도전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힐러리 의원은 공식적으로 올해는 대선 경쟁에 뛰어들 생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0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USA투데이가 CNN방송 및 갤럽 등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의원이 대통령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50%. 그 가운데 66%는 그가 대선에 출마하면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가운데 87%는 앞으로 대선에서 여성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대답했다.

박혜윤기자 pharkh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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