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통령-외무장관 뽑는다" 유럽연합 헌법초안 발표

  • 입력 2003년 5월 27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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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명실상부한 하나의 국가로 만들기 위해 15개월간 법률연구 작업을 해온 ‘유럽의 미래에 관한 회의’가 선출직 대통령 및 외무장관직 신설 등을 핵심으로 한 새 유럽연합(EU) 헌법 초안의 주요 내용을 26일 공개했다.

유럽 28개국 정치인 105명이 기초한 이 초안에 따르면 유럽 대통령은 각국 전현직 총리들 중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선출한다. 임기는 2년6개월.

회원국 정상들은 강력한 힘을 갖는 유럽 외무장관도 선출한다. 초안은 “회원국은 EU 공동의 외교 안보 정책을 유보 없이 적극 지지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영국은 개별 회원국이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 거부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안은 또한 유럽의회가 실질적인 정부 역할을 할 EU 집행위원회의 의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집행위 의장은 유럽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견제할 수 있게 했다.

그간 EU의 명칭에 ‘연방(Federal)’을 붙이거나 ‘유럽연방(United Europe)’ 또는 ‘유럽합중국(United States of Europe)’ 등으로 개명하자는 제안은 거부됐다.

미래의 EU는 사회 정책 등 폭넓은 문제들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권리 헌장을 채택하며 독자적으로 조약을 체결하고 국제기구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초안은 6월20일 그리스의 살로니카에서 열리는 차기 EU 정상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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