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방 “후세인 아직 이라크에 있다”

  • 입력 2003년 4월 15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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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은 이라크전쟁의 가장 큰 수수께끼로 남을 것인가. 후세인의 고향이자 마지막 은신처로 추정됐던 티크리트마저 함락됐지만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영국의 제프 훈 국방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후세인은 여전히 이라크에 잔류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훈 장관은 “국경을 넘은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후세인과 지도부가 이라크에 있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들이 국경을 넘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시리아가 후세인을 숨겨줬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 시리아가 미국과의 갈등을 무릅쓰면서까지 그를 숨겨줄 이유가 없으며 그 역시 시리아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자신을 넘겨줄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시리아로 가진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 소재 EU중동연구소의 구스타프 린드스트롬은 “후세인은 이미 오래 전에 이런 상황에 대비해 부하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숨어 지낼 방안을 마련해 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워윅대의 토비 다지 교수는 “아직 미군이 바그다드 시내를 구석구석까지 통제하지 못하는 만큼 후세인은 아직 바그다드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미군이 바그다드 시내를 공격한 잔해 더미 속에서 신원 확인작업도 진행 중이나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후세인의 DNA는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의 시신을 찾아내지 않는 한 그의 죽음을 확신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잔해 더미에서 그의 DNA와 일치하는 핏자국이나 신체 일부를 찾아내더라도 이를 그의 죽음으로 볼 수 없다는 것. 영국 리체스터대의 에스터 싱어 박사는 “부상한 후세인이 누군가를 시켜서 잔해 더미에 자신의 피를 일부러 뿌리도록 한 뒤 죽은 것으로 추정하도록 위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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