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終戰 기대" 油價 곤두박질…두바이유 22달러線

  • 입력 2003년 4월 8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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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유가폭등을 막기 위해 증산을 논의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제 유가 폭락을 우려하고 있다.

OPEC 의장인 압둘라 알 아티야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24일 회원국 긴급회담을 열어 유가문제를 논의하자고 7일 제안했다. 그는 “이제 석유시장은 공급 부족이 아니라 공급 과잉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OPEC의 다음 회의는 6월 11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OPEC는 1월과 2월에 걸쳐 유가 안정을 위해 총 280만배럴을 증산했다. 전쟁이 시작되기 1주일 전에 유가(서부텍사스 중질유)가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자 OPEC는 전쟁 발발시 증산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조기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7일 28달러 선으로 떨어져 OPEC 국가들이 유가 폭락을 걱정하고 있는 상태. 이날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22.37달러에 거래돼 5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줄어드는 등 세계적인 경기 진작 효과가 있지만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OPEC 회원국들로서는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또 전후 친미 이라크 정부와 OPEC가 석유시장 지배력을 장악하기 위해 증산 경쟁에 돌입하면 OPEC가 유명무실해질지 모른다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베네수엘라도 파업으로 줄었던 산유량이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고 있으며 전후 이라크가 복구비용 마련 등을 위해 산유량을 크게 늘리면 OPEC의 가격 통제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 전쟁 전 이라크의 산유량은 1일 200만배럴에 불과했지만 석유매장량은 1120억배럴로 세계 2위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OPEC는 통상 유가가 22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시장에 개입하는 하한선으로 삼아왔으며 현재 유가는 그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그러나 이번에 알 아티야 의장은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8일 전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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