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6일째 전황]나시리야市 개전후 최대 격전

  • 입력 2003년 3월 26일 01시 43분


코멘트
“우리는 지금 최대의 격전을 앞두고 있다. 매우 격렬한 전투가 될 것이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이 25일 비장한 어조로 강조했듯 이라크전쟁은 대규모 지상전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라크 중남부에서 비정규전 형태의 교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으며 거센 모래폭풍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바그다드 목전까지 진격함에 따라 바그다드를 무대로 벌어질 유혈 시가전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미 해병대 병력 4000여명은 25일 남부 나시리야에서 개전 이후 가장 치열한 교전 끝에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과 모래폭풍을 뚫고 이 일대 교량 10개 중 2개를 확보, 유프라테스강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이날 밤새 야포소리가 그치지 않을 정도로 격렬한 전투가 끝난 뒤 나시리야 북쪽 도로에는 100구 이상의 이라크인 시신이 널려 있었으며 시체 타는 냄새가 진동하고 도로에는 폭격을 받은 차량들이 즐비했다고 AFP 종군기자는 전했다.

한편 하젬 알 라위 이라크군 대변인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남부 알파우 반도 전투에서 이라크 민간인 1명이 개전 후 최초로 자살공격을 감행해 미영 연합군의 탱크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TV 아나운서가 대독한 연설문을 통해 부족민병대 지도자들에게 “조국을 침공한 미국 영국 군대에 맞서 책임을 다할 날이 왔다. 더 이상의 명령을 기다리지 말고 나가 싸우라”고 촉구했다.

○…사막지대를 휩쓸고 있는 강력한 모래폭풍이 25일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하던 미 정예 101공중강습사단의 헬기작전을 중단시켰다. 101공중강습사단에 배속된 기상학자 패트릭 지오아 중위는 “현재 풍속이 35∼50노트에 달하고 눈앞이 뿌연 상태로 헬기 이착륙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래폭풍은 27일 오전에나 걷힐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이날 남부 항구도시 움카스르를 장악한 연합군은 또 다른 남부 격전지인 바스라시를 ‘군사 목표물’로 지정했다. 연합군은 바스라 주변 지역을 장악하고도 이라크 특수부대원들의 위장 항복 전술과 어린이 여성 등을 ‘인간방패’로 이용하는 전략을 뚫지 못한 채 악전고투해 왔는데 이제 대규모 진격을 감행해 시가전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연합군 전폭기들이 바스라 상공에서 24일 밤 집속(集束)탄을 투하했다고 25일 주장했다. 이 방송의 바스라 특파원은 이날 밤 연합군이 떨어뜨린 폭탄 파편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공중전화 부스 속의 칼싸움’에 비유되는 시가전이 다가오면서 양측의 긴장감은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미 제3보병사단의 한 대대장은 “북진하는 동안 곳곳에 이라크 무장대원들이 민간인 복장을 한 채 민간인 차량을 몰며 상가지역 전체에 산재해 있었다”며 시내에서의 게릴라전에 고개를 내저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제1차 걸프전 당시 보병 사단장으로 참전했던 배리 매카프리 미 육군사관학교 교수의 말을 인용, “바그다드 진입작전에 공화국수비대가 격렬히 저항한다면 연합군은 30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