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죽이려고 하는 사람이 바로 저 같은 어린이’라는 취지의 반전 에세이로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13세 소녀 샬롯 앨더브론은 23일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샬롯양은 에세이 표현 때문에 이라크 출신이라고 국내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 소개됐으나 아랍과는 전혀 관계없는 미국인. 샬롯양은 어머니 질리언 앨더브론이 유엔 또는 미 국제개발기구(USAID) 소속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근무할 때 태어난 뒤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 살다가 현재는 미국 메인주 프레스크아일의 커닝햄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반전 에세이로 한국인으로부터 많은 e메일을 받았다는 샬롯양은 “한국은 전쟁 비극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이라크 전쟁에 대해 더 절실하게 느끼는 것 같다”면서 “전쟁 장면이 나오는 TV가 너무 무서워 아예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변호사로 빈민지원 활동을 하는 어머니 앨더브론씨는 “전쟁이 터진 뒤 샬롯이 자주 울어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언니 마곳양(19)과 샬롯양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반전 및 인권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샬롯양은 각종 평화행사의 연사나 기고가로 활약 중이며 지난해 10월 메인주에서 열린 평화행진에서는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이라크 등지의 어린이들이 겪은 전쟁참상을 구체적으로 전하는 연설을 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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